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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AI, Tech. & Career

Data literacy - 선택된 수치의 힘

by InfosGalaxy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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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된 수치의 힘

3장 1절 | 선택적 수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리포트

‘사실’을 말한다고 생각했다.
매출이 늘었고, 전환율이 높아졌고, 고객 이탈률은 개선됐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수치를 말하는 사람을 신뢰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했다.
왜 다들 잘 됐다는데, 상황은 점점 불안하지?

숫자가 늘어날수록 믿음은 줄어들고,
그래프가 예뻐질수록 의심이 커졌다.
그 수치가 진짜일까? 아니면, 그냥 그렇게 보이도록 ‘선택된’ 건 아닐까?

 

숫자는 선택의 결과다 — 우리는 진실이 아니라 연출을 보고 있다

한 스타트업 마케팅팀에서 일했던 친구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매달 성과 보고서 작성하는데, 항상 고민해.
뭘 보여줘야 ‘잘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을까?”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

  • 유입은 줄었지만 전환율은 살짝 올랐을 때
    → “전환율 1.8% → 2.1%, 16% 성장”
  • 매출은 떨어졌지만 객단가가 올랐을 때
    → “프리미엄 고객이 늘고 있습니다!”
  • 사용자 수가 줄었지만 평균 체류시간이 길어졌을 때
    → “서비스 집중도가 높아졌습니다!”

각 문장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핵심’은 빠져 있다.

보고 싶은 것만 골라낸 숫자,
그게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수치의 본모습이다.

 

선택적 수치의 실전 사례

① 스타트업 IR 자료

한 스타트업이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위해 만든 피칭 자료.
표지에 적힌 문장:

“누적 거래액 120억 원 돌파!”
“월간 활성 사용자(MAU) 5개월 연속 성장!”
“고객 리텐션율 업계 평균의 1.4배”

 

딱 봐도 잘 돼 보인다.
근데 실제 내용을 보면 이렇다.

  • 누적 거래액 120억? → 4년 누적. 최근 6개월은 거의 정체
  • MAU 증가? → 코로나 재유행으로 일시적 유입
  • 리텐션율? → ‘2일차 재접속률’ 기준. 실제 7일차 유지율은 10% 미만

즉, 데이터는 진실을 말하고 있지만,
그 진실은 ‘보여주고 싶은 방식’으로 편집된 것에 불과하다.

 

② 사내 보고서

B2B 서비스 회사의 월간 실적 보고서 중 일부.

  • “고객 문의 응답률 96%”
  • “서비스 만족도 91점”
  • “연속 사용 기업 비율 87%”

이 수치들을 보면 고객 만족도도 높고 서비스도 안정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숨은 맥락은 이렇다.

  • 응답률 96%?
    → ‘응답만 했을 뿐’이고, 해결까지 걸린 평균 시간은 5일
  • 만족도 91점?
    → 단 34개의 응답 중 5점 만점 중 4점 이상만 평균낸 수치
  • 연속 사용 기업 87%?
    → 실제 결제는 하지 않은 상태로 그냥 계정만 유지된 기업 포함

숫자는 정직한 것 같지만, 해석은 매우 주관적이다.

 

왜 ‘좋아 보이는 숫자’만 골라서 보여주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래야 살아남기 때문이다.

  1. 회사 내부 보고 → 상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맞춰야 한다
    → 아무리 ‘팩트’라도 부정적인 메시지는 위험하다
    → 그래서 ‘잘 보일 수 있는 포인트’를 집어넣는다
  2. 투자자 발표 → 유리한 지표만 강조해서 리스크를 덜어야 한다
    → 숫자는 무기지만, 동시에 방패기도 하다
    → 숫자가 많다고 설득되는 게 아니다. 숫자를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3. 뉴스 보도 → 클릭 유도, 감정 자극이 중요하다
    → “직장인 10명 중 7명 퇴사 고려”
    → 그 7명은 ‘고려한 적 있음’일 뿐.
    → ‘응답한 직장인’이 전체 직장인을 대표하지는 않음

숫자는 본질보다 감정을 설계하는 데 쓰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

 

어떻게 이런 선택적 수치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까?

  빠진 수치를 상상하라

“이탈률은 왜 안 나왔지?”
“유입은 좋은데 유지율은?”
“만족도 점수는 나왔는데 불만족 건수는?”

 

  맥락을 묻는 습관을 들이자

“이건 어떤 조건에서 조사된 수치인가요?”
“표본은 누구였고, 설문은 어떻게 했죠?”
“이 지표의 기준은 뭔가요?”

 

  인과 관계를 의심하자

“사용자 수가 늘었다 → 매출 증가?”
혹시 광고비 때문은 아닐까?
혹시 이벤트 효과일까?

 

 지표의 단어를 분석하자

‘고객’이라는 말이 실제 유료 사용자인가?
‘재방문’은 로그인 기준인가, 페이지뷰 기준인가?

 

데이터 리터러시란, 숫자를 해석하는 힘이 아니라

‘숫자를 보는 시선’ 즉, 의심하는 힘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수치는 그 자체로 나쁘지 않다.
나쁜 건, 그 숫자가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방식이다.

“수치를 보면 한 번 더 생각하자.
그 수치가 왜 선택됐는지.
그리고, 어떤 수치는 왜 빠졌는지를.”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은
보고서에 속지 않고, 발표에 휘둘리지 않고, 진짜 중요한 걸 골라낸다.

 

[목차] Part1. 데이터는 왜 우리를 속이는가

[1장. “이 숫자, 진짜일까?”]

[2장. “그래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3장. “그래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4장. “당신이 클릭하는 순간, 데이터는 당신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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