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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AI, Tech. & Career

Data literacy - 내가 만든 데이터가 나를 규정하는 순간

by InfosGalaxy 2025.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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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4절.

내가 만든 데이터가 나를 규정하는 순간

나는 나를 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선택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의 나는 어제의 내가 남긴 데이터가 만든 결과일지도 모른다.

데이터는 과거의 나를 기억한다. 그리고 현재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 내가 클릭한 상품들,
  • 내가 끝까지 본 영상들,
  • 내가 스크롤하다 멈춘 시간,
  • 내가 찜해두고 결국 사지 않은 장바구니…

이 모든 데이터는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해석의 단서가 된다.

  • “이 사람은 이런 제품을 좋아한다”
  • “이 사람은 늦은 밤에 혼자 영상 소비를 많이 한다”
  • “이 사람은 이 카테고리에 관심이 많고, 구매력도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파일은 나의 취향을 예측하고, 내가 어떤 소비자, 어떤 사용자,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한다.

데이터는 삶의 조건을 바꾼다

문제는, 그 데이터가 ‘평가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단순한 추천을 넘어서, 이제 데이터는 삶의 조건을 바꾸는 요인이 된다.

  • 신용평가: 카드 사용 내역, 상환 습관, 계좌 흐름 → 대출 한도, 금리 조건, 보험료 책정
  • 건강 보험료: 웨어러블 기기 활동량, 식단 기록, 병원 진료 이력 → 건강 보험 플랜, 디스카운트 여부
  • 채용과 HR 데이터: 이력서 열람 기록, 과거 지원 데이터, 검색 키워드 → ‘이런 성향’으로 분류되며 자동 배제되기도 함

데이터는 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가 된다.

데이터는 판단하고, 시스템은 그 판단을 따른다. 오늘의 클릭은 단순한 취향 표시가 아니다. 그건 내일의 광고, 추천, 금융 조건, 심지어 진로 선택의 방향을 만든다.

내가 만든 데이터가 나를 다시 만들고 있다.

 

무섭지만 사실이다. 데이터는 기억을 뛰어넘어 미래를 재현하고, 삶의 범위를 제한한다.

이건 '개인화'가 아니라, '고정화'다

데이터 기반 추천은 내가 좋아할 만한 것만 보여준다. 하지만 그건 결국 지금까지의 나를 기준으로 한다.

  • 나는 결국 ‘이런 사람’으로 고정된다
  • 새로운 가능성은 줄어들고
  • 시스템은 반복적으로 ‘그런 나’를 강화한다

이건 진짜 나인가? 아니면 시스템이 반복해서 만든 나인가?

'기록된 나'와 '살아 있는 나'는 다르다

데이터는 기록이다. 기록은 객관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건 언제나 시점과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해석일 뿐이다.

  • 지금은 좋아하지 않는 걸 예전엔 좋아했을 수 있다
  • 단순한 클릭 하나가 깊은 관심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
  • 어쩌다 본 영상 하나로 ‘정치적 성향’이 판단될 수도 있다

살아 있는 인간은 계속 변한다. 하지만 데이터는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데이터가 기준이 될 때, 인간은 고정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스스로 정의하는 힘

데이터가 나를 판단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해석’해야 한다. 시스템이 내 정체성을 정하기 전에, 내가 먼저 ‘선택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거창한 게 아니다. 일상 속 작은 ‘의식적인 행동’들로부터 시작된다.

 

1. 매주 한 번, 완전히 낯선 콘텐츠 보기
알고리즘을 넘어서 검색하거나, 친구에게 물어보자.
→ 유튜브/넷플릭스: 전혀 다른 장르 선택
→ 쇼핑몰: 다른 취향의 브랜드 탐색
📍 의도적인 의외성은 데이터의 프레임을 흔든다.

 

2. ‘이건 왜 나한테 떴지?’ 자문하는 습관
광고나 추천이 보일 때 스스로 묻기
→ “내가 검색해서 그런 걸까?”
→ “비슷한 걸 소비해서 그런 걸까?”
→ “공유한 링크 때문일까?”
📍 관찰을 당하던 내가, 관찰하는 시선으로 전환되는 순간.

 

3. 나를 위한 ‘데이터 흔들기’ 실험
평소와 다른 시간에 앱 열기, 새로운 뉴스 채널 보기, 피드 스크롤 없이 직접 탐색하기
📍  이런 ‘비정상적 행동’이 쌓이면 알고리즘은 헷갈린다. 작은 탈출구가 된다.

 

4. 데이터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기록하기
오늘의 감정, 고민, 선택을 기록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기
→ 메모나 일기로 남기기
📍  기록되지 않은 나를 스스로 기록하는 것 = 살아 있는 나를 지키는 일

 

5. 내가 만든 데이터에 반응하지 않는 용기
→ “이 콘텐츠, 꼭 봐야 하나?”
→ “이 광고, 정말 필요한가?”
→ “이 서비스가 말하는 나, 진짜 나일까?”
📍  데이터는 ‘선택지’이지, ‘지시사항’이 아니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주 많다. 리터러시란 결국 거부의 힘이 아니라, ‘질문하는 감각’과 ‘선택의 자각’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
내가 나를 해석하고 선택할 수 있다면,
그건 ‘데이터 위의 나’다.

개인화가 아닌 고정화

[목차] Part1. 데이터는 왜 우리를 속이는가

[1장. “이 숫자, 진짜일까?”]

[2장. “그래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3장. “그래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4장. “당신이 클릭하는 순간, 데이터는 당신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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